양평군 민선7기 1년 ‘소통은 진전, 개혁은 숙제’
양평군 민선7기 1년 ‘소통은 진전, 개혁은 숙제’
  • 김현옥
  • 승인 2019.06.11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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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관협치 소통 행보 긍정적…‘뜨거운 감자’ 양평공사 향방 주목
조직개편 통해 정책 승부해야…군민 감시와 지지가 ‘성공 열쇠’
지난 3일 6월 월례조회에서 '겸손과 열정'을 주문하고 있는 정동균 군수
지난 3일 6월 월례조회에서 '겸손과 열정'을 주문하고 있는 정동균 군수

[양평읍=김현옥] “지난 1년 남짓 최선을 다한다는 생각으로 정신 없이 달려온 결과, 송파-양평고속도로 등 지역 숙원사업 등에서 큰 줄기를 잡았다. (지금까지 끊임없이 기다려왔는데) 공직자들이 더 ‘열정’을 보여야 한다.”

“자치단체장이 이래라 저래라 하기 전에 시대적 패러다임이 바뀌었다는 것을 인식하고 능동적으로 움직여야 한다. 군민을 하늘처럼 섬기는 ‘겸손과 존중, 배려’를 통해 다 같이 좋은 양평을 만드는데 앞장서자.”

지난 3일 오전 9시 6월 월례조회에서 정동균 군수는 작심한 듯 강도 높은 어조로 공무원들의 분발을 촉구했다. 남한테 싫은 말을 안 하는 평소 성격에 비춰보면 이날 발언은 정 군수가 “참을만큼 참았다”는 것이 주변 사람들의 판단이다.

한마디로 취임 초 공언했던 것처럼 ‘마케팅 군수’로서 대외적으로 열심히 일했지만, 공무원들의 ‘열정’이 그에 미치지 못한다는 얘기다. 또 군민들의 눈높이에 따르지 못하는 일부 과장급 이상 공무원들의 ‘겸손’하지 못한 언행에 대해 제동을 걸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겸손과 배려와 끈기는 20여 년 진보정치 불모지에서 정 군수가 오롯이 지켜온 덕목이기도 하다. 여기에 공무원들의 자발적 열정을 바탕으로 소통과 협치를 통해 공정하고 행복한 양평을 만드는 일이 이제 민선7기가 해야 할 숙제다.

오는 7월 1일 취임 1주년을 앞두고 양평군 민선7기의 출발과 성과, 과제를 짚어봄으로써 조심스럽게 대안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지난해 7월 1일 취임하자마자 취임식을 미루고 태풍으로 인한 피해대책 마련에 나선 정동균 군수
지난해 7월 1일 취임하자마자 취임식을 미루고 태풍으로 인한 피해대책 마련에 나선 정동균 군수

왜 정동균을 선택했나…변화 바람 속 후주민의 반란

지난해 6.13선거에서 양평군 최초 민주당 출신 후보가 군수로 당선됐다. 진보정치 불모지인 양평에서 20년 넘게 민주당을 이끌었던 정동균 군수는 37.2%(2만 2222 표)를 얻으며 2만 1484 표를 얻은 자유한국당 한명현 후보를 738표 차이로 이겼다.

투표 결과를 보면 12개 읍면 중 양평읍, 옥천면, 단월면을 제외한 9개 면에서 한 후보가 승리했지만 사전투표에서 최근 5년 내에 이주한 후주민 1500표 가량이 정 군수에게 몰리면서 결과가 뒤집어졌다. ‘적폐청산’과 ‘공직자 출신 군수 불가’라는 이슈에 대해 양평군민들은 ‘변화’로 응답했다.

개혁에 대한 열망 활활…양평공사 어디로

양평군 민선7기 인수위는 지난해 7월 20일 해단식 자리에서 요약보고서를 공개했다. 여기서 기관 사회단체 보조금 및 기금관리 개선, 양평공사 부적정한 회계처리 개선 및 책임자 문책, 전직 공무원의 산하기관 임용 제한 등을 제시했다.

또 양평군 청렴도 향상, 민간위탁 공정성 강화, 세미원 운영 혁신체계 마련, 수의계약 관리 강화, 군정 홍보 방식 개선, 독일마을 조성 재검토 등 38페이지 분량, 71개 항목에 대해 개선방안을 내놨다.

이 가운데 청렴도 향상, 민간위탁 공정성, 수의계약 관리 등은 과거에 비해 많이 개선됐다는 평가다. 반면 핵심기관인 양평공사, 세미원 개혁은 아직 제대로 손도 못 대고 있는 상황이다.

양평공사는 지난달 3일 신임 박윤희 사장 취임 후 100일 ‘혁신결의 보고대회’에서 누적적자가 500억원을 넘어섰고, 정상운영을 위해서는 200억원의 출자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난 11년 동안 혈세를 퍼붓고 또 손을 벌리는 양평공사에 대한 군민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이에 시민단체 등을 중심으로 오는 20일 ‘양평공사문제 군민대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들은 자료를 통해 2011년 132억원에 달하는 군납사기사건으로 양평공사가 한방에 무너졌으며, 그 중심에는 김선교 전 양평군수 등 적폐세력이 숨어있다고 분석했다.

한편에서는 양평공사 개혁에 대해 정 군수가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고, 다른 한편에서는 11년간 ‘썩을 대로 썩은’ 조직을 하루 아침에 정상화시키기에는 무리라는 목소리다. 해산시키자니 200여명의 군민을 길거리로 내쫓아야 하고, 살리자니 200억원의 세금이 들어갈 판이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현실이 이렇다 보니 시민단체와 군민들을 중심으로 ‘선 원인분석과 책임자 처벌, 후 자구책과 대안 마련’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뚜렷한 해법이 없다 보니 ‘군민투표로 존폐를 결장하자’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어 상황을 더 지켜보고 처리해야 한다는 여론이 우세하다.

정동균 군수는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소통과 사람찾기, 그리고 지역경제 살리기를 강조했다
정동균 군수는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소통과 사람찾기, 그리고 지역경제 살리기를 강조했다

현실과 동떨어진 ‘그들만의 낙원’ 세미원

2017년 11월 이모 전 대표가 업무상 횡령혐의로 징역 1년형을 선고 받은 뒤 지난해 1월 열린 세미원 이사회는 전문가, 지역민을 임원으로 영입하는 등의 정관 및 운영규정 개정안을 통과시키고 세미원 운영 개혁을 다짐했다.

하지만 세미원에 대한 2019년 예산안 심의에서 양평군의회는 문제제기를 하고도 반복해서 혈세를 지원키로 했다. 지난해 12월 7일 군의회 세미원 출연금에 대한 심사에서 연간 16억 원 가량 입장료 수입이 있음에도, 해마다 15억 원 가량씩 지금까지 총 47억 원을 지원한 것을 따져 물었지만 후속조치는 없었다.

문제가 이러한데도 이사진에 대한 어떠한 책임도 묻지 않았으며, 전임 군수가 임명한 이사진이 새로운 사장을 선출했는데도 모 군의원(무소속)으로부터 ‘정피아’라는 말까지 듣는 웃지 못할 해프닝이 벌어졌다. 2020년부터는 어떻게든 세미원 스스로 자구책을 강구하고, 더 이상 세금을 지원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 대다수 군민들의 의견이다.

아쉬운 군정감시…주민감사관과 민관협치에 기대

정동균 민선7기의 대표적인 개혁드라이브 중 하나인 군정개혁위원회가 지난 1월 ‘민관협치협의회’로 가닥을 잡았다. 적폐청산과 개혁이라는 두 마리 토끼 중 적폐청산은 신설되는 주민감사관의 역할로 변경하고, 민관협치를 통한 개혁정책에 집중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시민단체에서 주장한 군정감시 역할을 주민감사관이 제대로 할지는 미지수다. 주민감사관 모집 시 일반인 20명 중 1명만 양평경실련 회원이 뽑힌 것이 이를 대변한다. 또한 정년이 얼마 남지 않은 감사과장이 제대로 감사를 할 수 있겠느냐는 물음표도 있다. 제대로 감사업무를 하려면 ‘양평 출신이 아닌 젊은 공무원’을 자리에 앉혀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나마 민관협치를 통해서 시민단체의 목소리를 듣고 정책에 반영하려는 모습은 이전과는 확연하게 달라졌다는 평가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전임 군수 시절에는 아예 이런 통로가 없었으며, 만남 자체가 없었다”고 말했다.

멀고 먼 ‘공무원조직 개혁’…그리고 “사람이 없다”

정 군수는 당선 후 ‘소통과 화합의 리더십’을 꺼내들고 ‘내부로부터의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지난해 12월 공무원 조직개편과 360명에 달하는 인사단행을 실시하기 전 경상남도 산청에서 총 6회에 걸쳐 1박2일 일정으로 민선7기 비전을 세우는 ‘2018 한마음교육’을 실시했다.

인구 3만 산청군 공무원 출신으로 2013년 세계전통의약엑스포 유치에서 역전 드라마를 쓴 한국선비문화원 박태갑 사무처장은 ‘청렴정신과 실천리더십 함양을 위한 인문학 특강’과 ‘누가 뭐래도 공무원이다’라는 주제의 강의에서 소신과 전문성을 가지고 일할 것을 주문했다.

박 처장은 교육투자로 인구유출을 막고, 산청사랑 상품권 발행 등 7가지 지역경제활성화 사례를 소개하면서 “지자체에서 공무원이 의욕을 갖고 하고자 하면 담당이 아니라도 다양한 시책 제안으로 보람을 찾을 수 있다. 아닌 것은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자신감을 가져야 조직의 미래가 있다”고 강조했다.

올 초 12개 읍면 순회 '군민과 함께하는 행복소통마당'에서 민선7기 정책을 설명하고 주민들의 의견을 직접 들었다
올 초 12개 읍면 순회 '군민과 함께하는 행복소통마당'에서 민선7기 정책을 설명하고 주민들의 의견을 직접 들었다

정동균 군수는 “권위를 내려놓고 협치와 협의를 통해 군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길로 나아가야 한다”면서 “교육을 받은 공무원 중 ‘한 명이라도’ 혁신을 이뤄낼 수 있다면 커다란 성과”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럼에도 민선7기 출범 1년이 다 되는 시점에서 “사람이 없다”는 불만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온다. 주무부서인 행정담당관이 교육을 위한 교육, 1회성 교육이 아닌 지속적인 피드백을 통해 민선7기와 함께 할 인재를 찾는 일에 더 적극 나서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비서실&홍보 역량 강화로 ‘정책 구현에 승산’

민선시대 비서실은 단순히 민원인 면담과 행사 스케줄을 짜는 매니저 역할이 아닌 자치단체장의 군정 철학을 정확히 이해하고, 정책조정자 역할을 해야 한다. 이를 위해 군수가 제시한 공약사항을 개혁과 일자리 등 두 파트로 나눈 ‘공약지도’를 만들어 매일 점검할 필요가 있다.

나아가 여당은 물론 자한당, 정의당, 바른정당 등 야당과 경실련 등 시민단체, 자총 등 보수단체와 상시적 만남을 통해 협치의 틀을 세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따라서 지금의 비서실을 정무비서와 정책비서로 나눠 업무분담을 확실히 해야 항간에 떠도는 ‘비서실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는 의견이다.

또 군정에 대한 올바른 홍보와 5급 이상 간부 공무원들의 리더십 향상을 위한 지속적인 교육이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소통협력담당관은 말 그대로 각 부서와 유기적 네트워크를 구축해 더 능동적이고 창의적인 ‘입체적 홍보’ 구현에 앞장서야 된다는 얘기다.

발목 잡는 여소야대 의회…군민 감시와 지지 절실

6‧13지방선거에서 군수와 경기도의원 선거는 민주당이 승리했지만, 군의원 선거에서는 자유한국당이 이겼다. 선거 결과 민주당 2석, 자유한국당(비례대표 포함) 4석, 무소속 1석이었다.

하지만 현재 8대 군의회는 지난해 말 이정우 군의회의장이 자유한국당 탈당, 박현일 의원이 사생활 의혹으로 민주당을 탈당하면서 민주당1, 자한당3, 무소속3 이라는 기형적인 여소야대 구도가 형성됐다.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사실상 민주 2, 보수 4, 중립 1인 상황이어서 각종 개혁과 민생정책 추진이 곳곳에서 번번히 무산되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 이에 군민들의 공무원과 군의회에 대한 감시와 민주 진영에 대한 지지가 절실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여론이다.

유기견 몇 마리를 데려다 키우면서도 유기견보호센터에서 진돗개 '공정이'를 품에 안은 정동균 군수.
유기견 몇 마리를 데려다 키우면서도 유기견보호센터에서 진돗개 '공정이'를 품에 안은 정동균 군수.

양평경실련 여현정 사무국장은 “우선 지난 군수시절에는 만남 자체가 없어 항의방문이 대부분이었는데 민선7기는 그에 비해 권위를 내려놓고 상향식 소통구조 마련은 확실히 달라진 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소통과정에서 한계에 부딪히는 비서실의 역할에 대한 개혁이 필요하다”며 “예컨대 주민의 삶에서 느끼는 문제 속에서 좋은 정책이 나오는데 여성 노동 교육 환경 분야의 아이디어를 정책으로 만들어 시행하는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여 국장은 또 “민주진영에서 24년 만에 지방자치선거 승리로 개혁에 대한 기대가 큰 반면, 하루 아침에 모든 것을 바꾸는 어려움도 분명히 있다”면서 “같이 머리를 맞대 민선7기가 향후 과감한 개혁을 추진하고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도록 힘을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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