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나물 없는 산나물축제 "이것은 난장인가 배짱인가"
산나물 없는 산나물축제 "이것은 난장인가 배짱인가"
  • 김현옥
  • 승인 2019.04.28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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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세 6억원 쏟아붓고 부실 운영...다른 축제도 똑같은 구성 반복
지난 26일 시작한 '제10회 용문산산나물축제' 현장
지난 26일 시작한 '제10회 용문산산나물축제' 현장

[용문면=김현옥] 양평군 대표축제인 ‘용문산산나물축제’가 지난 26일 용문역 일원에서 개최됐다. 하지만 경기관광대표축제로 2년 연속 선정돼 내년에 문화관광축제 선정을 목표로 한다는 산나물축제에 대한 예산낭비 여론이 여기저기서 불거져 나오고 있다.

올해 10회를 맞이하는 산나물축제는 6억2천2백만원 예산을 쏟아 부어 1부는 4월26부터 28일까지 용문역 일원에서, 2부는 5월3일부터 5일까지 용문산관광지에서 열린다. 새로 위촉된 양평군축제추진위원회를 중심으로 신규 콘텐츠를 도입한다고 했지만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

우선 축제추진위에서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임금님 진상행렬이 참가자 공모 방식으로만 변경된 채 그대로 진행됐다. 진상행렬 예산만 1억 원이 넘는 돈이 들어가는데다 시대에 뒤떨어진 행사라는 지적에도 결국 강행됐다. 추진위 내부에서도 “진상행렬 자체가 진상이다”는 얘기까지 나돌았다.

거기다 2회에 나눠서 용문역과 용문산에서 나눠 개최하는 것도 문제다. 전국 유명 축제에서도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횟수 장소 분산개최는 상인들의 이해관계만 고려한 지극히 ‘공급자 중심’ 방식이라는 지적이다. 그렇다고 지역경제에 크게 도움이 되지도 않는다는 평가다.

용문산산나물축제 2018년 방문객 124,605명 대비 산나물 판매 1억4천여 만원, 농특산물 판매 9천여만 원, 한우 판매 4,500만원에 불과하다. 6억 원이 넘는 돈이 투입된 것을 따진다면 그냥 혈세 낭비라는 것이 대체적인 여론이다.

28일 용문역 앞 광장에서 열린 노래자랑
28일 용문역 앞 광장에서 열린 노래자랑

실제로 28일 찾은 용문역 주변 축제현장은 총 300여개 부스 중 시우팜, 양동두메산골, 으뜸농산, 연수리산나물, 다온농산, 늘보농장, 성탁이네, 동수농장, 우리농산, 산자골농장 등 20여 개를 제외하고는 산나물과는 거리가 먼 업체로 구성됐다. 전체 부스 중 10%도 채 안 되는 산나물 판매 비율을 따져볼 때 과연 양평군 대표 축제라고 부를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드는 대목이다.

용문역을 등지고 좌우로 펼쳐진 부스는 온통 먹거리 위주 장터다. 전면에 배치된 천막에 일부 산나물을 판매하고 있었지만, 많은 곳에서 강원도 등 외지산 나물을 팔고 있었다. 심지어 홍천산나물 이름을 단 판매대도 버젓이 운영 중이었다.

축제장을 찾은 외지 방문객들은 “표고버섯 산삼 농축액 등 특산품 위주의 구성에다 온통 먹거리장터뿐이어서 팔도 난장축제로 불러도 좋을 판”이라면서 “산나물축제에 산나물을 볼 수가 없는 것이 참 신기하다”고 입을 모았다.

12만 명에 달하는 방문객 통계도 정확한 수치인지 의문이다. 일각에서는 숫자를 채우기 위해서도 용문역 분산개최를 하는 것 아니냐는 시선이다. 전형적인 장년 노년층이 찾은 축제에 UCC공모전 등 홍보를 하는 것도 타깃이 맞지 않다는 분석이다.

양평 축제에 버젓이 홍천산나물 이름을 걸로 판매하는 부스
양평 축제에 버젓이 홍천산나물 이름을 걸고 판매하는 부스

홍보비 집행도 논란이다. 축제를 기획하고 진행한 관광과에서 지급한 광고비는 총 4천 2백만 원으로 지역 신문협회에 소속된 특정 언론사에만 배정이 됐다. 더 큰 문제는 지난 26일(금) 축제가 열렸음에도 해당 언론사 현장 취재 기사가 하나도 없다(포털 검색 기준)는 점이다. 27일(토) 도자기축제를 개최한 여주시 기사 숫자(28일 오후 8시 현재 20개)와 크게 대비된다.

상황이 이런데도 주무부서인 관광과(과장 김용옥)와 축제추진위원회는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 양평군 첫 축제인 고로쇠축제에서 나타난 ‘지난해 복사+붙여넣기’가 산수유한우축제에 이어 또 반복되는 상황이다.

경기일보 장 아무개 기자는 지난 3월 SNS를 통해 “기대는 여지없이 무너졌다. 작년에 촬영했던 사진을 내 보내도 아무도 알아보지 못할 축제였다. 노점상의 배치마저도 작년과 달라진 것이 없었다”면서 “기사작성을 포기했다”고 선언했다.

장 기자는 이어 “모든 양평의 축제를 비슷하게 만드는 ‘노점상의 마법’은 사라지지 않았다. 고로쇠 축제에 고로쇠가 엑스트라인 것도 달라지지 않았다. 작년에 봐서 얼굴마저 익숙한 멕시코 민속음악단, 닭고기꼬치, 핫바, 튀김, 어묵, 만두까지. 모두 정상 출근이다.”고 덧붙였다.

용문산나물축제 현장 판매품 중 많은 부분이 강원도 등 외지에서 온 것이라고 상인들이 얘기했다
용문산나물축제 현장 판매품 중 많은 부분이 강원도 등 외지에서 온 것이라고 상인들이 얘기했다

특히 지난 22일 오후 2시 들꽃수목원 박물관 2층에서 열린 축제위원회는 공무원 갑질과 민간위원회의 거수기 노릇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였다는 후문이다.

산나물축제 주관인 축제추진위원회와 아무런 회의조차 없자 긴급 소집한 만남에서 김용옥 관광과장은 “산나물축제 민간이전 원칙은 찬성하나 그럴 경우 면이나 관련 부서 협조가 어려울 것”이라는 협박성 발언을 했다는 전언이다. 덧붙여 추진위원들에게 ‘일본연수’ 카드를 내밀자 제대로 회의도 하지 못하고 서둘러 끝을 내는 웃지 못할 풍경을 자아내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조례상 심의의결 기관임에도 제대로 된 감시와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는 축제추진위원회에 대한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거기다 15명에 달하는 위원 대부분이 자신의 이해관계가 없는 회의에는 참석하지 않아 ‘축제무용론’ ‘식물위원회’라는 말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양평경실련 여현정 사무국장은 “축제 관련 예산의 사용처를 군청 홈페이지에 투명하게 공개하고, 추진위원회도 업체 관계자가 아닌 민간참여와 시민단체 감시가 필요한 부분”이라면서 “화전2리, 용천3리 등 마을주민이 주도하는 소규모 잔치를 더 확대하고 양평에 어울리는 의병축제 개발 등으로 대표축제를 통합하는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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